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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론(밀즈, 하버마스, 다렌돌프, 코저)교육 2023. 10. 25. 18:00반응형
1. 밀즈와 하버마스의 비판이론
하버마스와 밀즈는 서로 다른 지적 배경을 갖고 있으나 이들의 이론은 모두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적 관점에서 정립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버마스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안목을 갖고 있던 일군의 학자들로 이루어진 이른바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지적 풍토를 대변하는 탁월한 독일의 사회학자이며 밀즈는 초기에는 실용주의의 맥락에서 발전한 '시카고 학파'의 영향을 받았으나 급진주의 사회학자인 베브렌과 맥을 같이 하는 비판적 갈등이론가로 전향하여 명성을 얻은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하버마스는 마르크스와 비슷하게 사회의 진화를 주어진 체계의 내재적인 모순 또는 위기의 결과로 일어나는 것으로 보았다. 그는 사회의 모순과 구조적 변화가 기존의 공유가치들 또는 규범구조들을 깨뜨려 구사회체계를 붕괴시키고 새로운 사회체계를 발전시킨다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자본주의 이전의 전통사회에서의 위기는 지배계급의 특권과 그들의 착취를 정당화시킬 수 없는 규범체계의 발전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에서 나타났으며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근대의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계급관계를 '비정치화' 시키고 대등한 위치에서의 시장교환 관계에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나 자유주의 체제 하에서의 경기변동은 시장을 제도화된 권력의 지배 하에 놓이게 하여 '조직화된 자본주의'가 발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서 조직화된 자본주의로의 전환은 거대한 독과점 기업을 발전시키고 경쟁적 자본주의 양식을 소멸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가의 힘을 다시 강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공정한 시장이라는 부르주아적 이데올로기는 이미 붕괴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공식적 민주주의'라는 체제가 발전하게 되었으나 이는 그 체계도 허약하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경제체제는 이윤율의 하락에서 오는 위협으로 그리고 정치체계는 불충분한 충성심으로 '정당성의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밀즈의 주요 업적은 현대의 관료제적 자본주의와 권력 엘리트에 대한 분석과 비판이다. 그에 의하면 오늘날의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물리적 환경이 아니라 관료제적 자본주의로부터 일어나는 소외와 그로 인한 심리적 불안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의 주저인 「화이트칼라」(Mills, 1951)에서 관료제적 자본주의의 발전과 더불어 급격히 증대하고 있는 중간계급은 판매원의 경우에서 잘 나타나고 있듯이 그들의 인성을 팔아 생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그들의 인성은 생산수단의 일부분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Mills, 1951 : 225). 따라서 그들은 전통과 사회적 기반으로부터 소외되고 대중문화에 빠져들게 되고 정치에 무관심해지는 성향을 띠게 되어 사회는 파시즘과 혁명적 전체주의에 취약해진다고 한다.
밀즈는 그의 또 다른 주저 「권력 엘리트」(Mills, 1958)에서 미국은 정치, 군사 및 경제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소수의 권력집단에 의해서 통치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위의 3영역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각 영역의 지도자들은 서로 결속되어 미국의 권력 엘리트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개관한 하버마스와 밀즈의 이론은 그들이 갖고 있는 현실 비판적 성격 때문에 학계 이외의 다른 활동, 특히 정치활동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는 경향이 있다. 즉 그들의 이론은 이상적인 사회상태를 염두에 두고 현실을 파악하여 그것의 문제를 들춰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정치활동에 연계되는 성향이 있다는 것이다.
2. 다렌돌프, 코저의 분석적 갈등이론
다렌돌프는 밀즈와 더불어 1950년대 미국사회학의 지배적인 이론인 기능론에 정면으로 도전하여 갈등론의 위치를 굳혀 놓은 명석한 사회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파슨즈의 기능론을 거의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밀즈와는 달리 기능론과 갈등론의 기본가정들을 각각 안정과 변동, 통합과 갈등, 기능과 역기능, 합의와 강제 등 4가지 차원에서 대응시키고 이들은 모두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사회의 타당한 측면들이라고 주장함으로써 갈등론을 기능론에 상응하는 관점으로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다렌돌프의 관심은 마르크스와 마찬가지로 갈등을 표출시키는 원인을 밝혀 내는데 있었으며 또 실제로 마르크스와 유사한 이론을 펴고 있다. 그러나 그는 마르크스와는 다르게 사회조직의 핵심적 요소는 생산수단이 아니라 권력이라 생각하고 사회조직과 그것의 변화를 권력을 갖고 있는 지배자들과 권력을 갖고 있지 않는 피지배자들 간의 이해대립의 맥락에서 분석하고 있다. 이 분석에서 그는 베버의 개념인 권력과 권력관계가 제도화되어 있는 '강제적으로 조정된 결사체'를 관건적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그 내용, 즉 사회조직 안에서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이해대립관계와 혁명이 일어나는 조건들에 관해서는 대체로 마르크스의 입장을 따르고 있다.
코저의 갈등론은 다렌돌프와 전혀 다른 지적 맥락에서 이루어졌으며 또한 그 강조점도 다르다. 앞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다렌돌프는 사회조직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양대 이해집단들 또는 계급 간의 갈등이 표출되는 원인에 관심을 가졌으나 코저는 집단 내에서의 갈등뿐만 아니라 집단 간의 갈등에도 관심을 갖고 갈등의 결과 또는 기능에 주의를 기울였다. 이에 관한 그의 이론은 독일의 사회학자 짐멜과 짐멜의 강의를 받은 적이 있는 파크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시카고 학파'의 영향을 받아 발전된 것이다. 짐멜에 의하면 사회적 상호작용은 항상 '안전판'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그것이 없는 변동과 발전이란 있을 수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코저는 이러한 짐멜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갈등의 사회적 기능을 정교화하였다. 그에 의하면 어느 한 집단이 다른 집단과의 갈등으로 그 집단의 정체성을 확립 또는 재확립하는데 기여하며 집단 내부에서의 갈등은 그 집단성원의 규범을 강화시켜 집단을 유지시키고 결속력과 안정성을 증대시켜 준다는 것이다.
출처: 양춘 외 2인, 현대사회학, 민영사, 25~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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