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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교육 2023. 10. 27. 20:00반응형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
퍼즐 조각을 맞추어 완성된 그림의 성격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듯이,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 또한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사회의 실체를 인정하면서 자신이 몸담고 살고 있는 사회를 중요시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사회의 실체를 부정하면서 사회를 구성하고 이끌어가는 개개인을 중요시하기도 한다.
사회 실재론 | 사회 실재론은 사회를 개인의 단순한 합 이상이며, 구성원 개개인의 특성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고유한 특성을 지니는 독립적 실체라고 본다.
사회 실재론에 따르면 사회는 개인의 외부에 실제로 존재하면서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사고와 행동을 구속하기 때문에 개인은 사회의 영향을 받아 행동한다. 따라서 사회를 연구할 때 사회 구조나 사회 제도 등에 초점을 두고, 사회 문제의 해결책으로 사회 구조나 제도의 개선을 강조한다. 사회를 생물 유기체에 비유하여 이해하는 *사회 유기체설은 사회 실재론의 관점을 반영한다.
*사회 유기체설: 사회를 생물 유기체에 비유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개인을 생물 유기체의 기관에 비유한 사회학설로, 개인은 사회 유기체의 한 부분으로서 저마다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사회 유기체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사회 실재론은 사회·문화 현상을 이해할 때 사회 제도나 집단 등 사회 구조적 요인에 주목하기 때문에 사회가 개인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행위를 설명하기 곤란하며, 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정당화할 우려가 있다.
※ 뒤르켐(Durkheim, E.)
뒤르켐은 사회학의 연구 대상인 사회적 사실은 단순히 개인적 사실을 모아 놓은 것이 아닌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는 대상이라고 강조하였다.
사회 명목론 | 사회 명목론은 사회는 개인들이 모여 있는 집합체에 붙여진 이름에 불과하며,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사회가 아니라 개인뿐이라고 본다.
사회 명목론에 따르면 개인은 사회와 관계없이 자신의 자유 의지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하므로 사회·문화 현상의 분석 단위로 개인의 의식, 정서, 심리 상태를 중 시한다. 따라서 개인의 특성과 행동 양식에 초점을 두고 사회를 연구하고, 사회 문제의 해결책으로 개인의 의식 개혁을 강조한다. 개인들이 자신들의 권리 보장을 위하여 상호 계약을 통해 국가를 만들었다는 사회 계약설은 이러한 사회 명목론의 관점을 반영한다.
사회 명목론은 개인의 자유 의지에 기초한 능동적인 행동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사회 제도나 사회 구조가 개인의 행위에 미치는 영향력을 간과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으며, 개인의 이익만이 강조되어 극단적 이기주의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 로크(Locke, J.)
로크는 인간이 생명, 자유, 재산이라는 자연권의 보장을 위해 자신의 권리를 일부 위탁하는 계약을 맺고 국가라는 정치 공동체를 결성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개인과 사회의 조화
사회 명목론과 사회 실재론은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각기 다른 입장에서 파악한다. 사회 명목론이 사회보다는 자유 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개인에 초점을 맞춘다면, 사회 실재론은 개인의 행동과 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에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청소년 비행이 일어나는 원인을 분석할 때 사회 명목론은 비행 청소년 개개인의 정서나 심리 상태 등을 중시하지만, 사회 실재론은 비행 청소년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이나 사회 구조 등을 중시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청소년 비행은 개인적인 요인과 사회 구조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기 때문에, 사회 명목론과 사회 실재론 중 어느 한 관점만으로는 청소년 비행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이처럼 사회·문화 현상은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특성과 사회 구조나 제도 등이 상호 작용을 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회·문화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사회의 밀접한 상호 연관성에 중점을 두고 사회 명목론과 사회 실재론을 상호 보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 인물과의 만남: 피터 버거, 인간 사회는 꼭두각시 극장과 다르다 >
다음 피터 버거와의 가상 대화를 통해 인간 사회와 꼭두각시 극장의 모습을 비교해 보자.
Q: 사회 실재론자들의 주장처럼 우리의 사고와 행위는 사회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을까요? 아니면 사회 명목론자들의 주장처럼 사회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는 자유 의지를 가지고 행동할 까요?
A: 인간이 사회의 통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주체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두 주장 모두 전적으로 타당하다고 볼 수 없어요.
Q: 인간이 사회의 통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요?
A: 꼭두각시 극장을 생각해 봐요.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들이 조그마한 무대 위에서 줄이 당겨짐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그들의 지정된 배역을 소화하고 있잖아요. 우리도 이와 유사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어요.
Q: 인간이 꼭두각시와 같이 행동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A: 그래요. 인간은 자신들이 사회의 교묘한 끈에 매달려 있음을 알고, 이를 바라만 보고 있지 않아요. 꼭두각시와는 달리 우리는 행동 중에 멈추어 서서 고개를 들어 우리를 움직이는 장치를 자각할 수 있는데요, 이 행위에 자유를 향한 첫걸음이 놓여 있다고 할 수 있어요.
Q: 인간 사회와 꼭두각시 극장은 다르다는 말씀이군요.
A: 그렇습니다. 인간은 사회의 제약에서 자유롭지는 않지만, 그 제약이 갖는 모습을 깨닫고 이를 변혁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꼭두각시와 다릅니다.
- 피터 L. 버거, 『사회학에의 초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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