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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화 변동의 의미와 요인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사극 드라마를 보면 예전의 옷차림, 말씨, 생활 방식, 신념 등이 현재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화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데, 이렇게 문화가 변화하는 현상을 문화 변동이라 한다. 문화 변동을 일으키는 요인은 사회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문화 변동의 내부적 요인 | 문화 변동의 내부적 요인에는 발명과 발견이 있다. 발명은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문화 요소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바퀴, 전화, 인터넷과 같이 물질적인 것일 수도 있고, 관념이나 제도와 같이 비물질적인 것일 수도 있다. 플라스틱이라는 새로운 소재가 발명되면서 대량 생산이 가속화되고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난 것처럼 발명은 문화를 변동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발견은 이미 존재하는 사물이나 사실 중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을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혈액형, 페니실린 등 의학적 발견 이후 인류의 평균 수명이 크게 연장되고 그에 따라 교육, 경제, 연금 제도 등이 바뀌는 것처럼 발견 역시 문화를 변동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문화 변동의 외부적 요인 | 문화는 내부적 요인으로도 변동하지만, 전파와 같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도 변화한다. 전파란 한 사회가 다른 문화와 교류하거나 접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문화 요소가 전달되는 것이다.
문화 전파에는 직접 전파, 간접 전파, 자극 전파가 있다. 직접 전파는 사람이 다른 문화와 직접 접촉하여 전파가 이루어지는 경우이다. 전쟁, 정복, 결혼, 국가 간 교역이나 사신 교류 혹은 외국인의 유입에 따른 외국 문화의 전파 등이 직접 전파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간접 전파는 책이나 영화, 인터넷과 같은 매체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전파이다. 최근 정보 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간접 전파가 늘어나고 있다. 한편, 자극 전파란 다른 사회의 문화 요소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문화 요소를 발명하는 것이다. 신라 시대 설총이 중국의 한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두를 발명한 것이 자극 전파의 예이다.
2. 문화 변동의 양상
발견이나 발명 등으로 새로운 문화 요소가 사회 내부에서 나타나고, 그것을 사회 구성원이 받아들이면서 일어나는 문화 변동을 내재적 변동이라 한다. 한편, 서로 다른 두 사회가 장기간에 걸쳐 전면적인 접촉을 함으로써 변동이 일어나는 것을 문화의 접촉적 변동, 즉 문화 접변이라고 한다.
문화 접변은 강제적 문화 접변과 자발적 문화 접변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강제적 문화 접변은 무력에 의한 정복이나 식민 통치와 같은 상황에서 물리적 강제력을 통해 지배 사회의 문화 요소를 피지배 사회의 문화 체계 속에 이식함으로써 나타나는 문화 변동을 의미한다. 이 경우 피지배 사회에서는 문화적 저항이나 복고 운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이 우리 민족에게 일본식 성명을 강요한 것과 그에 대한 저항이 있었던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한편, 자발적 문화 접변은 이민과 같이 다른 두 사회가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과정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바람직하거나 필요하다고 느껴 스스로 다른 사회의 문화 요소를 받아들임으로써 나타나는 문화 변동을 의미한다. 북아메리카 대륙의 나바호족이 멕시코인과 교류하면서 그들에게서 은세공과 양탄자 직조 기술을 배워서 고유의 문화와 결합한 공예 양식을 발전시킨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3. 문화 접변의 결과
문화 접변으로 한 사회의 문화는 다양한 양상으로 변동하는데, 크게 문화 공존, 문화 동화, 문화 융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문화 공존은 한 사회의 문화 요소에 다른 사회의 문화 요소가 추가로 받아들여져 두 문화가 고유한 성격을 잃지 않고 함께 존재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서양 의학이 국내에 전파된 후에도 여전히 한의원과 서양식 병원이 함께 존재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에 비해 문화 동화는 외래문화가 지배적인 문화로 자리 잡게 되어 한 사회의 기존 문화 요소가 사라지고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백인들이 미국으로 이주해 온 뒤 미국에 살던 원주민들의 문화가 사라져 버린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한편, 문화 융합은 한 사회의 기존 문화가 외래문화와 접촉한 결과, 두 문화 요소의 성격을 지니면서도 두 문화 요소와는 다른 성격을 지닌 새로운 문화가 등장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에서 아프리카 흑인 음악의 리듬과 유럽 백인 음악의 악기가 만나 재즈가 탄생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4. 문화 변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발명이나 발견, 전파 등으로 새로운 문화 요소가 출현하고 이로 인해 문화가 변동하면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삶이 풍요로워지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우선 새로운 문화 요소가 등장하였을 때 이를 받아들여 기존 문화를 대체하려는 집단과 기존 문화를 유지하려는 집단 간에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또한, 급속한 문화 변동으로 기존의 가치 규범이 무너졌으나 아직 새로운 가치 규범이 형성되지 않아 아노미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외래문화가 문화 변동을 주도하는 경우 고유문화의 정체성이 약화하거나 정체성 혼란이 나타나기도 한다.
문화 변동의 속도가 불균형하여 나타나는 문제도 있다. 한 사회의 문화는 의식주, 기술 등과 같은 물질문화와 관념, 제도와 같은 비물질문화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물질문화는 사회 구성원들이 비교적 쉽게 새로운 것을 수용하여 변동 속도가 빠른 데 비해 비물질문화는 수용되는 데 시간이 걸려 변동 속도가 느리다. 이 경우 비물질문화가 물질문화의 변동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나타나는 부조화의 문제가 나타나는데, 이를 문화 지체라고 한다.
5. 문화 변동 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대응
현대 사회는 다른 문화와의 접촉도 많고, 신기술 개발과 전파 속도도 빨라서 문화 변동이 빠르게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들로 발생하는 충격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우선 문화 변동 과정에서 집단 간 갈등이 발생한다면 상대주의적 태도와 관용의 자세로 서로의 입장과 가치관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 위에서 타협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 문화의 급격한 변동으로 아노미 현상이 발생할 때는 새로운 문화에 적합한 사회 규범을 확립하려는 사회 구성원들의 공통된 노력이 필요하다. 문화의 정체성이 약화되는 문제는 새로 유입되는 문화 요소를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고유문화의 장점을 유지·발전시키려는 노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한편, 문화 지체가 발생하면 물질문화의 변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나 관념 문화를 정립함으로써 대응해 나갈 수 있다.
출처: 신형민, 사회문화, 비상교육, 113~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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